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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도나 Stupa Park에서 시작된 예상치 못한 하이킹 – Chimney Rock을 향하여

by worldwonder2030 2025. 2. 26.

Chimney Rock

 

 

세도나에서 보내는 하루하루는 늘 새롭다. 그날도 특별한 계획은 없었다. 그저 맑은 날씨를 즐기며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 Stupa Park를 찾았을 뿐이었다. 붉은 바위산에 둘러싸인 이곳, 그 중심에는 불교식 스투파(Stupa)가 자리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이곳을 돌며 명상하거나 조용히 사색에 잠기곤 한다. 나도 그날은 천천히 걸으며 평온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발길 닿는 대로, Chimney Rock을 향한 뜻밖의 여정

한동안 머물며 주변을 둘러보는데, 어느 순간 Stupa Park에서 연결된 트레일이 눈에 들어왔다. 멀리 이어지는 길을 따라 시선을 옮기니, 저 멀리 Chimney Rock이 우뚝 솟아 있는 것이 보였다. ‘저 높은 곳까지 갈 수 있을까?’ 호기심이 솟아올랐다. 이곳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세도나에서 높은 곳을 향해 오르는 하이킹은 해본 적이 없었다. 마음속에서 작은 도전 정신이 꿈틀거렸다. 그렇게 나는 Upper & Lower Chimney Trail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높은 곳을 향하는 기분 – 오랜만의 오르막길 하이킹과 마주한 미네소타의 추억

하이킹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문득 미네소타에서의 트레일이 떠올랐다. 미네소타는 대도시가 아니라 자연이 많았지만, 대부분 평지였다. 울창한 숲 속을 따라 걷는 일이 익숙했고, 트레일도 비교적 완만한 길이었다. 하지만 세도나는 달랐다. 이곳의 하이킹은 대부분 붉은 바위를 따라 올라가는 형태라, 평지를 걷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다.

미네소타에서는 하이킹을 하면서 하늘을 바라볼 일이 많았지만, 세도나에서는 걸을 때마다 발밑을 살펴야 했다. 경사가 있는 길, 울퉁불퉁한 돌과 바위, 그리고 바위 틈새마다 자라고 있는 작은 선인장들. 이 모든 것이 나에게는 낯설고도 신선한 하이킹 방식이었다.

오랜만에 높은 곳을 향해 오르니, 몸이 점점 가벼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햇살을 받아 붉게 빛나는 바위산들, 선명한 파란 하늘, 그리고 점점 넓게 펼쳐지는 세도나의 풍경. 위로 올라갈수록 전망이 더 탁 트였고, 멀리 커시드럴 락(Cathedral Rock)벨 락(Bell Rock)까지 한눈에 보였다.

예상치 못한 순간 – 바위 위에서 마주한 작은 뱀과 자연의 경고

트레일을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신나게 오르면서도, 정상에 도착하면 어떤 풍경이 기다릴까 궁금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지금과는 또 다른 경치가 펼쳐질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한 곳에서 머무르지 않고, 이쪽에서도 내려다보고, 저쪽에서도 내려다보며 바위 위를 오르락내리락하며 자리를 옮겼다.

그러던 중, 발을 내디디는 순간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발밑에서 미세한 움직임이 보였고, 무심코 내려다본 나는 순간 얼어붙었다. 그곳에는 작은 이 조용히 웅크리고 있었다. 색깔이 주변 바위와 너무도 흡사해서, 처음에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리고 만약 내가 한 발짝만 더 나아갔다면, 그대로 뱀을 밟을 뻔한 상황이었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온몸이 긴장된 채 멈춰 섰다. 뱀은 미동도 하지 않았지만, 나는 한동안 그대로 얼어붙어 있었다.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 그냥 조용히 지나가면 될까?’ 몇 초 동안 고민했지만, 다행히 뱀은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조심스럽게 발을 뒤로 빼며 천천히 뒷걸음질 쳤다.

이후로는 철저하게 트레일을 벗어나지 않기로 결심했다. 트레일이 있는 이유가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안전하게 길을 걷고,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었다. 내가 조금만 더 조심하지 않았다면, 그 작은 뱀과 예상치 못한 충돌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날 이후, 하이킹을 할 때마다 나는 항상 정해진 길을 따라가는 것의 중요성을 떠올리게 된다.

하이킹을 마치며 – 세도나의 트레일에서 배운 것들

그날 Chimney Rock 정상까지 오르지는 못했다. 하지만 높은 곳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기분을 오랜만에 느꼈다. 미네소타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세도나의 거친 바위 트레일, 그리고 예상치 못한 순간까지.

하이킹을 하면서 배운 것이 있다면,

  • 트레일을 따라 걷는 것이 가장 안전한 길이다.
  • 예상치 못한 순간은 언제든지 찾아온다.
  • 높은 곳을 오를 때의 성취감은 특별하다.

세도나의 하이킹은 단순한 산책이 아니었다. 자연 속에서 예상치 못한 순간을 마주하고, 그 순간들을 통해 새로운 교훈을 얻는 과정이었다. 세도나의 하이킹은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부르고 있었다.